한 해가 끝나갈 무렵이면 으레 사회 곳곳에서 1년을 돌아보는 결산을 하게 마련이다. 일종의 한해 돌아보기라고나 할까...
단체나 혹은 개인은 지나온 1년을 돌아보며 의미를 되짚어보고 반성과 격려의 기회로 삼는다. 또 다가올 한해에 대한 다짐을 하기도 한다.
출판가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해당 년도 출판물들에 대한 결산평가를 통해 베스트셀러 집계를 내고, 그 해 독자들의 반응을 통해 출판 키워드나 흐름 등을 종합분석하고 의미를 짚어본다. 그것은 곧 다음 해 출판 흐름을 예측하는 중요한 단초가 되기도 한다.
올해 역시 여기저기서 이같은 작업들이 적지않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런 작업들의 대개가 성과 위주의 결실 따지기에 멈춘다는 것이다. 예컨대 어떤 책이 총 몇만부가 팔려 해당 작가가 엄청난 인세 수입을 올렸다는 둥, 어떤 출판사가 새로운 출판업계 강자로 떠올랐다는 둥... 이런 식의 매번 똑같은 전수조사 느낌의 결산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몇 해전부터 이런 고리따분한 작업들을 거부한 신선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주목받지 않았으나 한번쯤 접해봐야 할 의미있는 책들을 조명하는 작업이 몇몇 신문과 출판 관련 단체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출판계의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눈에 띄는 기사가 있다. 동아일보는 오늘자 신문에서 "50개 출판사 편집장들이 뽑은 '기억할만한 올해의 책'이라는 제하의 문화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제목에서 알수 있듯 출판계 전문가들이라 할 수 있는 50명의 편집장들이 강추하는 책들이 그 추천이유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기사에는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단의 주목을 받은 것도 아닌 소위 독자들 관심 밖의 책 50여권이 언급돼 있다. 이들의 추천 이유를 꼼꼼히 읽다보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모조리 책들을 구입해 보고 싶은 욕구마저 생긴다.
이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현대인의 잃어버린 노동의 진정한 기쁨과 의미가 담겼다는 <장인>과 면밀한 자료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풀어 쓴 이건희 평전 <이건희 스토리>, 영화배우 정우성 김명민 김혜자 류승범 등에 대한 밀착인터뷰 <진심의 탐닉>, 변화하는 IT환경 속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법이 소개됐다는 <소셜 웹이다>등은 구미가 댕긴다. 기회가 되면 서점에 들러 한번쯤 훑어보고 싶은 책들이다.
동아일보의 기사는 아쉽게도 다수의 전문가들에 의해 선정된 책들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유사한 진행방법으로 일반 독자들이나 독서동호회 같은 모임에서 나온 아마추어적 관점에서 선정된 추천서가 나와도 색다른 흥미와 매력을 줄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사진기사 출처=동아일보/아래는 동아일보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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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출판사 편집장들이 뽑은 ‘기억할 만한 올해의 책’
주목받진 못했어도… 너를 곁에 두고 싶다
《‘울프 홀’ ‘파리의 장소들’ ‘무미예찬’ ‘불가능은 없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올해 출간됐지만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지도, 평단에서 크게 주목받지도 못한 책들이다. 그러나 책 보는 안목이 남다른 출판사 편집장들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책’이라고 말한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최근 50개 출판사 편집장과 편집자를 대상으로 올해 나온 책 중 ‘기억할 만한 책’ 한 권씩을 선정해 달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공정성을 위해 자신이 속한 출판사의 책은 선정하지 않도록 했다.》
“화려함의 시대에 싱거움과 담백함의 삶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 김윤경 김영사 편집장은 인문서 ‘무미예찬’을 선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중국학을 전공한 프랑스 학자 프랑수아 줄리앙의 이 책은 서구 현대인들이 간과해 온 중국 문화와 사상의 고요한 멋과 가치를 담아냈다.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20대들의 생생한 고민을 담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두 명의 추천을 받았다. 김경태 북하우스 편집장은 “청춘은 아름답지만 왜 우리의 20대는 처절하고 복받치는지 고민한 세밀화”, 전상희 알마 편집장은 “이 시대의 청춘을 이해하고 우리를, 나를 성찰해 보도록 자극하는 책”이라고 평했다. 김보경 웅진지식하우스 편집주간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과학책 중 하나. 타임머신을 타고픈 인간의 영원한 꿈에 대한 지적인 탐험!”이라며 ‘불가능은 없다’를 읽어 보라고 권했다.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미치오 가쿠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초광속여행, 시간여행, 투명인간 등이 공상과학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능하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이효선 예담 편집장과 송미진 중앙북스 기획본부장이 꼽은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는 “20년에 걸친 사마천과 ‘사기’ 연구와 더불어 역사의 현장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현장 사진과 동영상(QR코드)을 통해 ‘사기’ 130권을 통찰할 수 있는 책” “개인을 넘어 세계와의 관계를 고민하게 만드는 명작 ‘사기’에 대한 시대적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라는 평을 받았다. 양희정 민음사 편집장이 고른 ‘울프 홀’은 영국의 여성 작가 힐러리 맨텔의 역사소설. 영국 튜더 왕조의 절대군주 헨리 8세를 다룬 이 소설은 지난해 영국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받았다. 양 편집장은 “영국 역사소설의 거장이 이끄는 매혹적인 시간 여행”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태국 방콕의 매춘 거리를 배경으로 한 박형서 작가의 소설 ‘새벽의 나나’에 대해 김도언 열림원 편집장은 “또래 작가들의 근년작 중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독보적이고 탁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박상준 한겨레출판 편집장은 “어떤 캐릭터도 뻔하지 않고, 어떤 사건도 진부하지 않다”며 ‘현실과 환상을 기묘하게 넘나드는 이야기를 매끄럽게 짜내는 놀라운 솜씨’를 높이 평가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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