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무인 편의점, 롯데리아 같은 패스트 푸드점의 비대면 계산대 키오스크(KIOSK), 이런 모습이 점점 더 늘고 있다. 무인 주문기가 식당에도 도입되고 여러 곳에 더 확산되고 있다. 그 결제 시스템 키오스크는 월 15만원이면 빌릴 수 있다고 하니, 인건비 대비 효율은 엄청나다. 웬만한 아르바이트 월급 1, 2달치로 키오스크 1년을 운영할 수 있으니 도입하려는 가게 주인들이 늘 수밖에 없다.
취업 준비, 진학 준비 등으로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청소년들과 젊은 층들은 스마트폰과 SNS 활동은 즐기지만,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의 접촉을 불편해 한다. 그래서 그들은 무인 계산기 키오스크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 하루 종일 말 하고 싶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 갖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사람들과 애기 나누는 행위 자체를 불편해 한다. 나도 당장 친분이 전혀 없는 가게에 가서 억지웃음 짓거나 불편한 대화를 나누는 게 싫다. 모르는 나이든 이들이 나의 아이들에게 말 걸거나 아는 척 하는 것도 싫다. 모르는 이와 접촉 자체를 차단시켜주는 그런 키오스크가 편하다.
그런 무인화 확산 현상으로 사람들의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택시를 타도, 승객에게 정치나 사회 이야기를 억지로 하려는 기사들을 보면 어떨 때는 기사 없는 무인 택시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원하지 않는 대화를 요구하는 상황이 어색하기 때문이다. 워낙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다보니, 할 수만 있다면 쉬거나 여유를 가지려 할 때는 다른 이들과 단절되는 그런 상태를 갖고 싶은 것이다. 사람들이 무인화 현상을 받아들이고 원하는 이유다.
며칠 전에 동네 안경점에 갔다. 거기에서 불편한 경험을 했다. 직원에게 계속 요구하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싫은데 어쩔 수 없이 계속 얘기를 이어 나가야 했다. 이 안경 꺼내 주세요. 저 안경 보여 주세요. 그건 얼마예요? 이렇게 계속 물어야 했다. 고객이 마음 편하게 둘러보고 상품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직원이 꺼내줘야 하고 가격표가 없어, 직원이 얼마라고 말해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은 그 안경점에서 나왔다. 너무 불편했던 것이다. 차라리 그곳에 키오스크 하나 설치 해놓고, CCTV 등이 있어 도난 방지 등만 되어 있다면 더 편하게 쇼핑 했을 것이다.
무 대면을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시대에는 무인화는 대세가 되어 버렸다.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줄어들고 있어서 스스로 직업을 만들어야만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개개인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까지 요구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앞으로 누구나 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라는 고민을 더 하게 돼 씁쓸해진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