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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강아지 물오르면 버들피리 불던 봄 봄 봄!!

펜아우라 2013. 4. 14. 18:47

 

 

주말 휴일을 맞아 봄바람 쐬러 찾아간 곳, 평택 진위천변...

아는 형님 분하고 바람도 쐴겸, 민물낚시나 하러가자는 것이 진위천까지 옮기게 된 것.

 

작년엔 캠핑을 하러 갔던 곳인데, 날이 풀리니 캠핑족들이

캠핑을 즐기느라 발디딜 틈 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장관이다.

 

캠핑은 나중을 기약하고 그 위쪽 진위천 상류로 이동해 본다.

바람이 어찌나 사납던지, 꽃은 피었으되 춘래불사춘이다.  

결국 낚시는 허탕이었다. 몇번 낚시를 담궜다 뻈다 물고기라는 놈이

당췌 입질도 없고, 대낚과 루어낚시를 몇차례 던져보고 결국 철수 결정...

 

그냥 빠져나오기 아쉬원 가져간 카메라로 몇장 담아봤다.

아직 갈대가 우거진 천변애는 이렇게 봄의 전령, 버들강아지가 피어올라 새봄을 알리고 있다.

 

연두빛 잎과 함께 부들부들 솜털 같기도 한 꽃망울이 정겹다.

춘궁기 이맘때, 시골에서는 겨우내 얼었던 살얼음이 녹으며 냇물이 졸졸 흐르고

버들피리 이놈이 제일 먼저 피어나 긴 겨울을 깨우고 봄을 알렸다. 

 

솜털이 붙은 연한 꽃망울은 군것질이 귀하던 시절에는 배를 채우기 위해

따서 먹기도 하던 음식이기도 했는데...

 

버들강아지가 한창 물이 오르면 줄기를 꺾어 한바뀌 휙 비틀어

안에 있는 나무를 꺼내고 껍질만 벗겨내 피리를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

 

이름하여 버들피리...전라도에서는 버들피리를 횟때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아래 어느 무명 씨께서 지은 이맘때 정서를 잘 묘사한 시 하나 옮겨본다...

삐~~이익~삑삑~~

버들피리 소리 아련하니 그립다.

 

 

  

  

봄빛이 살강 거리며

 

봄빛이 살강 거리며

방금 걸음을 아장인다

참꽃따던 친구랑

봄볕을 온통 헤집으며

응달진 참꽃밭이랑 앞산 뒷산

겨우네 멀었던 기억을 더듬다 보먼

 

살강 살강 사랑을 앓던 까투리 장끼

울음도 산을건너던 메아리

아지랑이 따라 딩굴고픈 푸리게 누운 청보리밭

언뜻 언뜻 자운영은 새파란 기억을 헤집고

발돋움하고...

 

낡은 외투를 벗어내리듯

온 산야가 푸릿한 거억을 더듬을 즈음

나의 기억에도

얼었다 녹은 쓴맛이 받히는

해를 넘긴 씨 고구마도 달고 달았다

 

왠지....

어디선가 손님이 올것같은

막연한 기다림이 설래이던 봄날들

햇살이 둘러간 새하얀 속살이

아직은 시린 시냇물에 배시시 얼굴 붉히던

물오른 버들

 

잎눈도 아즉이른 가지 비틀어

횟때기불어 배암을 부르는

우수 경첩의 전설이

봄이면 돌아오는 나와 내친구의 유년은

머리허연 시방도

그 묻어둔 봄빛은 어김이 없다

 

그래 사월 초이튿날

배암을 손가락질한 죄를 없앤다고

퉤퉤퉤 세번 침뱉고 가르킨 손가락

발밑에 밟던 그 기억을 따라 가보자

 

땅띠야...

날이 넘 조타...이런날

아들의 아들이 타고있을 세발 자전거를 함

타 보는것도 괜찮것따    존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