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 시원한 계곡과 신록이 손짓하는 곳 '강천산'
오랜만에 시골 고향을 찾아 고장의 명소 강천산을 탐방했다. 국내 최초 군립공원 1호로 지정된 산이자,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릴만큼 아담하면서 청정한 산이다.
중고등학교를 고향에서 다니면서 늘 곁에 둔 산이었지만, 실제 이 산을 찾은 건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다.
오히려 성인이 돼 출향하고 더 많이 찾게 되는 산이 강천산이다. 그 사이 순창의 명물 고추장과 더불어 널리 유명해진 산이기도 하다.
산 초입부터 제법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는 폭포 물줄기가 시선을 잡아끈다. 부쩍 많아진 탐방객들을 의식해 요 몇년 사이 군청에서 만들었다는 인공폭포 중 하나다.
보기엔 시원하고 좋은데 어째 인위적으로 물줄기를 끌어올려 다시 내리붓고 있어 개운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기야 지자체마다 인공적인 시설물들이 어디 이곳 뿐이겠는가. 서울에만도 청계천이 그렇고, 양재천이 그렇고 온통 태초의 자연에 이리저리 덧입히고 리빌딩 한 곳이 한 둘이 아니니 이것도 트렌드인 것인지... 그나마 강천산은 큰 훼손 없이 손본 느낌이다. 그러나 몇 군데 소 밑에 징겅다리가 놓여야 할 곳을 삭막한 콘크리트로 바닥처리 한 곳은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강천산은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계곡 양쪽에 형형색색의 텐트를 치고 야영 물결을 이루기도 했었다.
물론 자연스럽게 불법 취사행위도 만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까지 취사행위가 이뤄졌다면 아마 지금같은 청정한 모습을 유지하기는 힘들었을 게다.
이 다리도 몇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 생긴 다리...초등학생인 듯한 세 녀석이 신기한 듯 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다.
계곡 중간중간 제법 큰 여울이나 소에는 성인 팔뚝만한 송어떼들이 여유롭게 유영하며 탐방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신라 때 창건했다는 사찰 강천사의 전경...
정상 7부 능선 쯤에 설치된 현수교 구름다리...이날 비가 와 구름다리까지는 오르지 않았다.
구장군 폭포...역시 몇년 사이 새롭게 만들어진 인공폭포다. 깍아지른 암벽 아래로 수직으로 내리꽂는 물줄기가 웅장하다.
이날 강천산 이곳저곳을 가이드 해준 관리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 녀석이다. 지방공무원으로 고향 순창을 지키고 있는 녀석 덕택에 오랜만에 강천산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구장군 폭포도 이 녀석이 안내해줘 볼 수 있었다.
강천산은 조금 빠른 성인 발걸음으로 1시간 반이면 충분히 정상을 정복하고 내려올 수 있는 작고 아담한 산이다. 악산이 아니고 옆으로 줄곧 맑은 계곡물을 끼고 걸을 수 있어 피곤함을 모르고 오를 수 있다. 인접한 고추장 민속마을이나 담양의 소쇄원, 면앙정, 죽녹원, 창평장, 정읍 내장산이나 추령 장승고개 등과 연계해 다녀오면 괜찮을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