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명소이자 시민의 쉼터 만석공원.
이곳엔 언제가도 꽤 넓은 인공호수를 운동삼아 산책하는 시민들로 활기차다.
호수 주변엔 우리가요에 구슬프게 등장하는 가을억새 '으악새'가 가을을 넘기느라 서걱댄다.
호수 한쪽엔 부레옥잠 같은 여러 물풀들이 어둠 속에서도 풍경을 이룬다.
초저녁 가을밤 호수 건너 아파트 뒤로 붉은 석양이 드리우고,
아파트마다 뿜어내는 불빛은 잔잔한 호수에 반영한다.
저녁 산책에 나선 노부부는 벤치에 앉아 두손을 꼬옥잡고 있다.
황혼의 호수, 황혼의 노부부, 도심 아파트의 불야성...
가을밤 만석공원은 여느 날처럼 조화와 불화가 한데 어우러져
아마추어 사진사의 셔터 손놀림만 무심히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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