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이어 신동호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 보도에 대해 “4월 총선에서 권력 구조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남에 따라 종편이 권력형 의혹에 대한 탐사보도에 나섰고, 집권 세력 내부의 균열과 지지층 이탈로 내부자 제보와 증언이 잇따르면서 워터게이트 같은 큰 사건으로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뉴스와이어가 언론 보도 내용을 분석하고 언론인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최순실 게이트를 결정적으로 파헤친 ‘불독’언론인은 TV조선 이진동 사회부장, 한겨레 김의겸 특별취재팀장, JTBC 전진배 사회2부장을 꼽을 수 있었다. 이들 3명의 언론사 간부는 특별취재팀을 만들어 불독처럼 끈질기게 오랜 기간 탐사보도를 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 게이트의 물꼬를 튼 것은 TV조선 이진동 사회부장이 이끄는 특별취재팀이다. TV조선은 2016년 7월26일 ‘청와대 안종범 수석, ‘문화재단 미르’ 500억 지원’을 처음 보도했고 이어 8월2일 ‘K스포츠재단 400억 모아’ ‘‘900억 모금한 기업들…팔 비틀렸나?’보도로 2개 재단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진동 부장은 “2014년 말 과거 최순실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가 찾아와 최씨에 관해 여러 얘기를 했다. 2015년 1월쯤 이른바 ‘샘플실’ 영상과 ‘최순실이 짠 문화융성 사업과 예산’ 자료 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문건을 보고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A4용지 한 장에 문화사업 개요만 정리해놓고 예산액수를 수십억씩 적어놓았으니 누가 봐도 장난 같았다. 그런데 1년 동안 지켜보니 문건대로 문화융성사업의 틀이 짜이고, 예산이 집행된 걸 보면서 ‘아, 이건 장난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국기자협회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TV조선의 의혹 보도는 재단의 배후에 최순실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지 못했다. 게다가 조선일보와 우병우 민정수석 간의 첨예한 대립과 송희영 논설주간의 낙마로 후속 보도가 멈칫하면서, 이 사건은 세간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었다.
이 때 2개 재단의 배후가 최순실이라는 것을 드러내 최순실 게이트의 문을 연 것은 한겨레신문이었다. 9월20일 한겨레 논설위원 출신의 김의겸 선임기자는 ‘K스포츠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 기사에서, 재단의 최순실 사유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보도 후 김의겸 기자는 5명의 기자로 취재팀을 구성했고 미르, K스포츠재단, 대기업, 이화여대 등 많은 내부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10월말까지 무려 18개의 1면 특종기사를 쏟아냈다.
김의겸 기자는 “이성한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네 차례 만나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16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정현식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수차례 접촉 끝에 4시간 동안 K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 최순실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역할에 대해 생생하게 들었다. 정 사무총장은 모든 걸 다 써도 좋다며 사진 촬영까지 허락했다.”고 한국기자협회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김의겸 기자는 9월28일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님께‘ 칼럼에서 침묵하는 TV조선의 후속 보도를 촉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타를 날린 것은 TV조선이 아닌 JTBC였다.
JTBC는 10월24일 ’최순실 PC 파일 입수…대통령 연설 전 연설문 받았다 ‘ 를 보도했다. JTBC가 움직일 수 없는 물증을 제시함에 따라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사과를 해야 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의 JTBC 전진배 사회2부장이 이끄는 취재팀은 앞서 10월19일 고영태씨를 인터뷰해 “최순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대통령 연설문 뜯어 고치는 것이다”라는 얘기를 보도한 데 이어, 이 보도의 물증으로 PC파일과 태블릿을 공개했다. 전 부장은 2014년부터 JTBC에서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던 기자겸 앵커이다.
JTBC가 앞장서 나가자 멈칫했던 TV조선은 10월25일 이미 확보했던 최순실씨 독일 도피 전 인터뷰 영상, 최순실씨 대통령의 해외 순방용 의상 제작 지휘 영상을 공개하면서 게이트 파헤치기에 다시 가세했다.
이후 KBS 등 공영방송까지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고 최순실 게이트 파헤치기에 나서면서 전국민적인 대통령 퇴진 운동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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