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제공 혐의 사실일 경우 삼성 신인도 추락 및 국제망신 불가피
[이슈인팩트 이완재 기자] 삼성그룹의 대표적 건설사인 삼성물산(이영호 건설무분 대표이사)과 삼성엔지니어링(최성안 대표이사.사장)이 해외사업 비리 의혹이 제기 돼 그 진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마저 우리 기업의 해외 연루사업에 대해서는 해당국 수사 기관과 적극 공조를 지시할만큼 관련 비리의혹에 대한 엄정한 방침을 밝히고 있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의 해외신인도 및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0일 건설업계와 해외 현지언론 및 국내언론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연초부터 해외 사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국내 건설사 도급순위 각각 1위와 7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가 및 국내 대표적인 건설사다.
연초부터 제기되고 있는 해외사업 비리의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에서 들려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및 네덜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철도 건설 사업에 함께 참여한 네덜란드 협력업체가 수주 당시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최근 수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3년 네덜란드 건설사인 스트럭톤과 스페인 FCC, 프랑스 알스톰과 컨소시엄을 꾸려 사우디 철도망 건설 사업인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 패키지 3’을 수주했다. 수도 리야드에 건설 예정인 대규모 철도건설사업으로 컨소시엄이 따낸 공사비는 약 78억달러(약 8조8000억원)로, 이 중 삼성의 지분은 약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에 달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달 삼성 컨소시엄인 자국 건설사 스트럭톤이 사우디 공사 수주 당시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스트럭톤은 대리인을 통해 사우디 국왕 이복형제인 미샬 빈 압둘 아지즈 측에 수십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뇌물이 공사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현재 스트럭톤은 뇌물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향후 수사 초점은 뇌물 사건이 스트럭톤 단독인지 전체 컨소시엄 연루건인지에 맞춰져 있다는 후문이다. 후자일 경우 삼성물산의 대외신인도 및 이미지 추락 또한 큰 손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 2008년 인도 국영 석유회사 onGC로부터 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 인도 경제범죄 수사기관인 집행국(ED)은 인도 제1야당인 국민회의당(INC) 총재 소냐 간디의 사위 로버트 바드라의 비리 스캔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 뇌물 사건에 삼성이 연루된 것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와관련 바드라 측과 삼성엔지니어링도 당시 수주는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인도네시아 임금 체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민정수석비서관에게 인도네시아 당국과 수사 등 대응 방안을 적극 공조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청와대가 우리 기업이 연루된 해외 건설사업 부정 사건에 대해 해당국 수사당국과 적극 공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이와관련 사전 상당한 징후 포착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서는 이 또한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