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서울] 속도의 서울에서 만난 '낭만(浪漫)의 과거'

나들이 갈까? 여행갈까?

by 펜아우라 2010. 9. 28. 15:52

본문

 오우~!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런 곳이...

 

속도의 시대, 도시는 늘 새로움을 향해 몸부림친다. 인구 천만의 메트로폴리탄 서울,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여유를 잊고 광속의 도시화에 이끌리듯 잰걸음 한다.

디지털을 넘어 3D에 스마트폰까지 한계를 모르는 무한질주를 거듭하는 세상. 그러나 마음 한구석 허허로운 까닭은 무엇일까? 도시의 문명화가 인간의 온정까지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빛을 얻는 가치가 아날로그적 향수다. 서울 종로 한 복판, 향수마케팅을 표방한 가게 '그때 그시절'(지하철 1호선 종각역 종로타워 지하 소재)에 가면 그옛날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지배했던 시절의 먹거리, 그 시절의 노래와 생활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이 시대의 가왕(歌王) 조용필이다. 당시 영어식 표현 '톰죤스'가 더 정감이 느껴지는 옆에 톰 존스의 LP도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전축으로 불리는 오디오 플레이어 턴테이블이 자취를 감춘 지금, 조용필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일약 스타덤에 올린 그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창밖의 여자'가 담긴 LP판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금은 누군가 고집스레 간직했거나 상술 목적으로 전시해놓은 음식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진귀한 음반이 되어버렸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거나 취학 전으로 기억한다. 막내매형이 방위(단기사병)에 입대한다며 읍내에서 빡빡 깎은 머리를 하고 집에 왔을 때, 큰형님이 뒷산에서 지게 한짐 짊어지고 온 통나무를 마당 한귓퉁이에 쏟아놓고 텅텅~ 장작을 팰 때도 조용필의 불멸의 히트곡들은 턴테이블을 뱅뱅 돌며 어린 소년의 기억을 지겹도록 세뇌했다. 조용필은 한꺼번에 얻은 인기를 감당하기 어려웠던지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는등 대스타로서 갖가지 염문으로 화제를 낳았다.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수많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처연하기까지 했던 '창밖의 여자'는 지금도 아우라를 내뿜는다.

 

 

대성풍로. 석유곤로다. 곤로라는 말은 일본식 표현으로 우리말로는 '풍로'가 맞는 말이라 한다. '후지카'라는 메이커도 기억난다. 이 풍로에 라면의 원조 '삼양라면'을 양은냄비에 올려 뽀글뽀글 끓이면 석유냄새가 적당히 뒤섞인 꼬들꼬들한 라면은 묘한 풍미로 식감을 자극하곤 했다.

 

 

 

학교 앞 뽑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담을 쌓으며 내게서 멀어져갔던 과목, 수학의 원조 산수...ㅎㅎ

지금도 초등학교에서 이 과목을 산수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60.70년대 드라마 대본 '아 욕망'과 영화 대본 '옥녀의 한'. 제목이 지금보다 훨씬 원색적이고 직설적이다.

 

 

비오는 날 우산을 챙겨가지 않은 날...어머니는 어디선가 이 파란 비닐우산을 사들고 와 학교 앞 정문에서 하교길 아들을 비로부터 보호해주셨다. 태생적 한계 탓에 이 우산의 생명은 3회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지금으로 치면 아주 부실한 1회용 우산이었던 셈이다.

 

 

소년중앙 학생중앙 어깨동무...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그 시절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벗이자 베스트셀러 만화책들이다.

어깨동무를 보니 고인이 되신 만화가 길창덕 선생이 떠오른다. 이후의 만화책으로는 보물섬이 유명했다.

 

 

주간여성, 주간실화, 옐로우저널리즘의 원조격이랄 수 있는 연예전문 잡지의 대명사로 이름을 굳힌 주간지 선데이서울 등...

 

 

 

 

 

쫀드기, 쫄쫄이, 십리사탕 등등 그 시절 아이들의 최고 먹거리이자 철(?)없던 일부 어른들의 입맛마저 사로잡았던 주전부리 과자들... 한 번 입안에 넣으면 십리를 가도 입 안에서 좀처럼 녹을 줄 모르던 십리사탕은 딱딱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 전라도에서는 '독사탕'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웠다. 여간해서 이빨로 깨부셔 먹지 못했던 사탕이다.

 

 

지금도 통일호 기차가 있는지...지금은 KTX가 철로를 쌩~하고 누비는,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의 세상에 살고 있다. 통일호 비둘기호 새마을호는 명멸한지 오래...이제 철도역사의 뒤안길로 나앉아 전시장 전시품이 되었을 듯 싶다.

 

 

불현듯 옛추억의 향수에 빠져들고 싶다면 종각역 종로타워 지하 '그때 그시절'에 가보시라,,,시간을 역류해 잠시 속도에 함몰된 자신을 뒤돌아 보게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의 정서에 동감하는 분이라면 추천 도장 꼬오옥 부탁해요~~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