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인팩트=윤우란 기자] 만취한 취객이 자신의 신변을 살피던 구급대원을 폭행해 사망케 하고, 택시승차 문제로 선량한 한 젊은이를 집단폭행해 실명에 이르게 하는 등 법치국가 시스템을 흔드는 무자비한 폭력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119 구급대원에 대한 잦은 폭행 및 폭력사고가 사회적 물의가 된지 오래이고, 인명경시 풍조로 인해 사회곳곳에서 집단폭력사건 또한 비일비재한데도 사법 기관 및 치안당국의 관리감독과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사람이 죽는 상황까지 이르자 분노한 여론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노크하며 공분을 토해내고 있다. 우리사회 이대로는 안된다는 깊은 자성과 성찰속에 흔들린 법치 국가의 현실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 전북 익산 구급여성대원 주취자에 욕설.폭행...결국 숨져
한편 여성 구급대원이 주취자에 의해 폭행당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공개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4월 1일 전북 익산 소속 소방서 강연희(51) 대원은 술에 만취한 48세 취잭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육두문자가 섞인 심한 욕설과 함께 폭행 피해를 받아 이 사고 이후 결국 한달여 뒤 그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다.
이번 사고는 지난 달 2일 당시 병원 입구 CCTV 영상에서 술에 취해 도로에 쓰러져 있던 A씨는 구급차로 후송된 후 내리는 과정에서 손가락질하며 일방적으로 여성 구급대원의 얼굴과 머리를 향해 폭행을 가했다.
이 여성 구급대원은 이후 갑작스러운 뇌출혈 증세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병세가 악화해 지난 1일 결국 숨을 거뒀다. 구굽대원을 폭행한 48세 남성은 결국 자신의 폭행을 인정했다. 경찰은 고인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광주서 택시승차문제로 집단폭행 당한 남성 실명 위기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서는 지난달 택시 승차문제로 시비가 붙어 집단폭행을 당한 피해 남성이 실명 위기에 처하는 상식 밖의 사건도 터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30일 오전 5∼6시께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서 택시 탑승을 놓고 남성 3명, 여성 2명인 피해자 일행과 남성 7명, 여성 3명인 상대방 무리가 시비가 붙으면서 발생했다.
A씨 일행 중 한 명이 술자리에서 먼저 집에 간다며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는 과정에서 상대방 무리와 시비가 붙었고 뒤늦게 밖에 나가 말리려던 A씨도 함께 싸움에 휘말렸다가 도로 옆 풀숲에서 집단 폭행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들은 A씨를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폭행했으며 나뭇가지로 눈을 찔러 실명 위기에 처하게 했다.
남성 한 명이 큰 돌을 들어 내리치려고 위협하기도 했다는 것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상해) 혐의로 박모(31)씨 등 3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 성난 여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집단청원 봇물

두 끔찍한 사건이 터져나오자 성난 여론은 대거 청와대 국민청원을 노크했다. 3일 오전 청와대 누리집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00건 이상의 '광주 집단폭행 엄벌 촉구'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건이 SNS를 통해 알려진 직후인 지난 2일 한 네티즌이 올린 청원에는 하루 만에 9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이들은 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은 경찰의 책임을 묻거나 경찰 공권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청원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
또 구급대원 사망과 관련해서도 청와대 국민청원 열기는 뜨겁다.
한 청원인이 올린 청원글에는 “길에 쓰러져있는 사람을 도와주러 출동한 여소방관이 술취한 사람이 폭행으로 인한 뇌출혈 사망이였습니다. 심한 욕설과 머리에 폭행을 하고 법이 있다고는 하나 너무 약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법을 강화해주시길 꼭 청원드립니다. 한 아이에 엄마이고 아내이며 딸인 사람인데 취중으로 인한 폭행으로 처벌이 약하게 처리가 되는건 아닌지 심히 걱정됩니다. 목숨 걸고 일하는 소방관님들을 지켜주세요”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 잇단 소방관 폭행 소방청 엄정대응 입장 밝혀...실효성은?
한편 잇단 소방관 폭행 사건과 관련해 소방청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혀 향후 그 실효성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여성 구급대원이 취객에게 폭행당해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으로 대국민적 공분이 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소방청이 구급대원 폭행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5∼2017년) 간 구급대원 폭행 사건 564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183명이 벌금형, 147명이 징역형을 받았으며 134명이 수사·재판 중이다.
이번 일련의 심각한 폭행 및 사망사건을 접한 전문가들은 “법치국가의 좀더 강력한 법적처벌과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이를통해 주취자나 인권을 무시하는 일부 폭력사건에 대한 단속과 치안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