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인팩트=김유원 기자] 우리은행(손태승 행장)이 최근 서울시금고 유치전에서 신한은행에 밀려 2위금고로 추락한데 이어 기본적인 뱅킹서비스인 인터넷뱅킹이 연휴내내 불통을 빚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안팎으로 악재가 이어지며 은행 신뢰도는 물론 대외 위상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조직 내 기강 해이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인터넷뱅킹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되지 않아 점검 이후에도 여전히 접속이 어렵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앞서 은행측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총 3일간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을 위한 점검을 실시했다. 해당 점검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은행은 신용카드 사용을 제외하고 입출금, 이체, 송금, 체크카드 사용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우리은행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사전 공지하며 “필요한 현금 인출 및 송금은 미리 완료하라”고 공지한바 있다.
우리은행 측은 점검이 완료된 8일부터 정상적인 접속이 가능하다고 공지했지만 8일인 오늘까지도 인터넷뱅킹은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아 신뢰도에 금이 간 상태다.
특히 3일간 은행업무를 보지 못한 이용자들은 설상가상, 가정의 달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드릴 용돈을 출금하거나 송금하려는 상황에서 은행업무를 보지 못해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오전 9시 50분께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등을 통한 사과나 대응방안 등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반패닉 상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전 11시 기준 우리은행의 스마트뱅킹 애플리케이션 ‘원터치뱅킹’접속 시 ‘통신중 오류가 발생했다’는 알림창이 뜨는 등 여전히 정상적인 은행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 서울시금고도 뺏겨, 인터넷뱅킹 먹통까지 민연화 이후 최대 위기

우리은행은 최근 이번 인터넷뱅킹 사태뿐만 아니라 안팎의 잇단 악재로 민영화 이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시 금고지정 결정 과정에서 신한은행에 밀려 그동안 단독으로 104년간 지켜오던 철밥통 시금고을 사실상 뺏기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 우선협상 대상은행에 신한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한 서울시금고 자리를 104년 만에 신한은행에 뺏기며 제2금고로 밀려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이같은 선정 배경을 놓고 서울시는 예산의 효율적 운영 등을 목적으로 올해부터 복수 금고 체제로 전환하면서 우리은행에 폭탄을 안겼다는 평가다. 서울시 재무과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객관적 공시자료가 우수했고 금고 출연금, 협력사업비 등에서도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라고 선정 배경을 밝혀 사실상 신한은행이 우리은행과의 경쟁력 에서 우세했음을 토로했다.
규모만 32조원에 육박하는 메머드급 서울시 구금고를 잃은 우리은행의 타격은 상상 이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금고를 잃은 후폭풍으로 향후 서울시내 대학교 등 연계 영업에서도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의 최고 의사결정 과정이 과거 민영화 이전의 우리은행과는 모습과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이사회 체제에선 때론 역마진까지 감수하는 공격적이고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이 다소 어려졌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무한경쟁 체제에 들어간 은행간 경쟁이 대형 기관영업에서 우리은행에게는 불리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리더십이 최근 우리은행이 처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