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국민의 대다수가 우리말 사용의 규범이자 근간이랄 수 있는 맞춤법(정서법)의 규제 하에
'짜장면'을 짜장면으로 부르지 못하는 남다른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는 국립국어원의 맞춤법 규정에 의한 얽메임 때문이었고,
그것은 곧 언어의 자유를 구속당하는 불편부당한 법령이었다.
이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언중言衆들은 짜장면을 짜장면으로 부르면서도
표준어가 아닌 비표준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죄책감(?)으로 남 모르게 괴로워해야 했다.
그것은 우리말을 배우는 전문가 집단층이나 비집단층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해당한 불편함이었다.
즉 언어의 자유에 대한 무언의 구속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개원 20주년을 맞이한 국립국어원(권재일 원장)이 모처럼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고 주목 받고 있다.
지금껏 불편하게 사용해왔던 짜장면과 자장면을 둘다 사용할 수 있도록 복수표준어 제도를 시행키로 한 것이다.
다소 때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지금이라도 사안을 제대로 본
국립국어원의 소신 있는 판단이라 눈에 띈다.
이로써 대중 다수가 원하는 해묵은 갈등의 끈을 끊을 수 있게 됐다.
사실 짜장면이란 음식은 '자장면'이라 부를 때보다 '짜장면'이라 부를 때 제대로 된 식감을 느낄 수 있고,
그래야만 대화자 간 이해도나 소통감도 훨씬 좋다는게 정평이다.
말에서 품어나오는 느낌, 즉 뉘앙스가 짜장면 쪽이 훨씬 더 좋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지금껏 국립국어원의 정책은 '자장면'이라는 표준어로 불리기를 강요(?)해 와
많은 사람들의 불편함이 이마저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짜장면은 서민들의 보편적인 음식으로 고유명사로 굳은 단어여서
그 불편함은 은근히 컸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말 깨나 구사할 줄 안다는 식자층이나 방송인들에 의해 자장면으로 발음되는 모습에서는
그 불편한 정서란 두 갑절 불편한 것이었다.
권재일 국립국어원 원장은 이번 복수표준어 시행 방침의 배경을 놓고
"규범이 언어생활을 옥죄어서는 안 됩니다. 온 국민이 다 '짜장면'이라고 하고 있는데 규범은 '자장면'이에요. 표준어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거의 모두 '짜장면'을 예로 들고 있어요. 자장면을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둘 다 복수표준어로 인정하면 사람들은 마음 놓고 말을 할 수 있고 (단어들은) 경쟁을 통해 어느 하나가 저절로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나래'(날개), '뜨락'(뜰), '떨구다'(떨어뜨리다) 등 흔히 쓰이는 35개 비표준어 단어들을
복수표준어로 삼기로 결정했다고 하니 앞으로 우리말 사용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그 불편함 또한 한결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국어원의 합리적인 결정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바이다.
아래 국민일보에 실린 관련 기사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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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권재일 원장 “온 국민이 ‘짜장면’이라고 쓰면, 복수 표준어로 인정해야죠”
국민일보 | 입력 2011.01.24 17:26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서울
"규범이 언어생활을 옥죄어서는 안 됩니다. 온 국민이 다 '짜장면'이라고 하고 있는데 규범은 '자장면'이에요. 표준어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거의 모두 '짜장면'을 예로 들고 있어요. 자장면을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둘 다 복수표준어로 인정하면 사람들은 마음 놓고 말을 할 수 있고 (단어들은) 경쟁을 통해 어느 하나가 저절로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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